출판: 아트마켓 홍콩 아트바젤은 왜 홍콩에 갔을까?

Publication: Art Market Hong Kong

​아트북스, 2015. 03. 20

아시아 미술시장을 연구하면서 바라본 홍콩 미술계의 변화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크리스티, 소더비 등 세계적인 경매회사들이 홍콩을 아시아 거점으로 삼은 데 이어, 한국의 서울옥션, 타이완의 라베넬, 중국 본토의 폴리옥션, 차이나 가디언의 진출로 홍콩 경매시장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살인적인 임대료로 굴지의 금융 기업들마저 버티기 힘들다는 홍콩 센트럴에 속속 둥지를 틀고 있는 갤러리들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새로운 미술관이 되겠다는 포부로 박차를 가하고 있는 엠플러스 등 마치 홍콩이라는 도시 전체가 미술이라는 마법에 걸린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쯤해서 궁금해진다. 홍콩에 이처럼 강력한 미술 바람이 불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몇 년 전만 해도 홍콩 미술계는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었다. 미술시장의 과도한 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문화의 사막’이라 불릴 만큼 미술 외 분야의 척박한 환경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뒤섞여 있었다. 그러나 최근 홍콩 미술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책을 준비하며 이러한 홍콩 미술의 보다 생생한 속사정을 듣기 위해 홍콩 미술계에 종사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경매회사의 수장, 미술관 관장, 홍콩 미술의 터줏대감이라 불리는 지역 갤러리 대표,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홍콩에 발을 내딛은 세계적인 화랑의 디렉터와 홍콩 미술의 후원가를 자청하는 컬렉터, 홍콩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까지.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찾을 수 있었던 답은 홍콩이라는 도시가 가진 강력한 힘이 홍콩 미술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더불어 미술시장의 발전이 미술계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내부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홍콩 미술시장을 이끄는 경매회사와 아트페어, 생생한 홍콩 갤러리 현장의 변화를 쫓을 수 있으며 홍콩 미술의 근간을 이루는 전시 공간들의 역할, 그리고 미술로 새로운 홍콩을 그려내고 있는 홍콩 정부의 정책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홍콩을 쇼핑과 식도락의 천국으로 인식하던 사람들에게는 흥미로운 홍콩 미술 이야기를, ‘홍콩 미술이 뭐가 있어?’라고 반문하는 한국 미술계 종사자들에게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홍콩 미술의 성장을, 그리고 국내 미술계를 좀 더 재미난 곳으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정책가들에게는 변화무쌍한 홍콩 미술계의 성장을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1장은 홍콩 미술의 시작점인 미술시장의 발전 현황을 아트페어와 경매시장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2013년 아트 바젤 홍콩의 성공적인 데뷔 이면에는 2008년 시작된 아트 홍콩의 뒷받침이 있었다. 아트 홍콩이 야심찬 출발을 한 2008년은 세계 경제 위기가 전 세계 경제에 적신호를 쏘아 올린 해이기도 하다. 미술시장 역시 이러한 경제 위기의 영향권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러한 와중에도 아트 홍콩은 꿋꿋하게 국제적인 갤러리를 유치하고 높은 세일즈를 기록했으며, 관람객 증가를 이루어내며 홍콩이라는 도시의 시장성을 입증했다. 2013년 세계적인 아트페어 브랜드인 아트 바젤 홍콩의 론칭으로 홍콩은 명실상부한 미술시장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된다. 소더비, 크리스티 등 메이저 경매회사들의 아시아 거점 지역인 홍콩의 경매시장은 2008년 이후 서울옥션, 라베넬, 에스트-웨스트 등 아시아 주요 경매회사들의 진출로 더욱 활발해진 양상을 띠게 되며, 2012년에는 중국 본토의 경매회사들까지 가세하면서 매 시즌 새로운 경매 기록과 뉴스거리가 쏟아지고 있다.

                    

2장은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지가 된 홍콩에서 새롭게 그려지고 있는 갤러리 지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통적으로 홍콩 갤러리들은 소호의 할리우드 로드를 따라 자리 잡고 있었고, 현대미술 전문 갤러리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그러나 2010년을 전후로 홍콩 센트럴을 중심으로 영국, 미국, 프랑스, 벨기에의 갤러리들이 속속 분점을 내면서 홍콩의 갤러리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튼튼한 자본과 뛰어난 비즈니스 감각으로 중무장한 국제적인 갤러리와 전통의 대형 홍콩 갤러리 들이 홍콩 센트럴의 갤러리 지도를 넓히고 있다면, 센트럴의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중소 지역 갤러리들은 과감히 이전을 감행하면서 새로운 갤러리 핫스폿을 만들어내고 있다. 웡척항, 애버딘, 차이완 등이 그 대표적인 공간이다. 넓은 공간과 높은 층고를 확보해 더욱 매력적인 공간을 갖춘 이들 갤러리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현대미술을 선보이고 있다.

 

3장에서는 이러한 미술시장의 성장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비영리 기관을 살펴본다. 홍콩 미술관을 필두로 실험적인 작가와 전시를 선보이는 대안 공간, 작가들이 모여 있는 아티스트 빌리지, 각각의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비영리 기관들이 그 주인공이다. 홍콩 정부는 미술을 중심으로 한 문화융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핵심에 있는 엠플러스는 현대미술뿐 아니라 시각문화 전체를 아우르는 미술관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으며, 문화 특구로 개발되고 있는 서주룽 지역의 중심 역할을 할 예정이다. 또한 홍콩 곳곳에서 역사적인 건축물을 전시 및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들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의 다른 지역에 비해 신생 지역이나 다름없는 홍콩 미술계는 세계적인 경매회사와 아트페어 기업들의 활동을 바탕으로 국제 비즈니스 방식, 전시 진행, 미술 담론의 과정 등을 빠르게 습득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마켓 플레이스’로의 영역을 뛰어넘어 미술 생태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며 파리, 뉴욕, 런던, 베를린과 같은 미술계의 중심 도시로 도약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출장 혹은 여행으로 홍콩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인천~홍콩 간 항공기의 운항 편수는 계속 증편되고 있으며, 저가 항공기들도 가세하면서, 홍콩은 우리와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쇼핑, 식도락 등 다양한 매력을 선사하는 도시 홍콩. 1,104.3제곱킬로미터, 비행기로 약 3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홍콩은 항상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리고 이제 홍콩을 찾을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진행했던 소더비 홍콩의 이블린 린과의 인터뷰에서 “홍콩 미술시장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지자 그녀는 “홍콩 미술은 에너지가 가득 넘치는 어린 소년이다!” 하고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녀의 말처럼 소년 특유의 생동감과 넘치는 에너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홍콩. 그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홍콩 미술을 꼭 한 번 만나보길 바란다.

Over the past two years there have been rapid and surprising changes in the Hong Kong art scene. Hong Kong has long been a stronghold for international auction houses such as Christie’s and Sotheby’s, and the auction market has become increasingly competitive as Asian auction houses have entered the market. International galleries have been opening branches in the Central district of Hong Kong despite the skyrocketing rents that have pushed even leading finance companies out. M+, a new museum for visual culture, is being built here with the lofty goal of becoming Asia’s representative museum. In addition, contemporary art spaces have been emerging all over the city. It seems that the whole city has fallen under the charm of art.

What then is the story behind the art boom in Hong Kong? Until a few years ago, the Hong Kong art world faced polarization. Although the art market enjoyed tremendous growth, the non-market sector was lagging far behind. However, in recent years, the whole Hong Kong art scene has experienced some remarkable changes. We interviewed various art professionals, ranging from auction professionals, gallery and museum directors, collectors, to artists in order to hear the real stories behind the changing Hong Kong art scene. Hong Kong itself has many advantages in terms of international business and geographic location. Many interviewees mentioned that these benefits are the foundation on which the city is fast becoming the center of the Asian art market.

In this book, you will meet the Hong Kong art market and follow the vibrant transformation of the gallery scene and the on-going development of the non-profit art spaces. Governmental strategies to vitalize the Hong Kong art world and various activities by the non-profit sector to fulfill their own missions will be introduced.

Chapter I examines the development of the art market on the basis of the art fairs and auction market, the starting point for the Hong Kong art scene. Behind the successful debut of Art Basel Hong Kong in 2013, lay the Hong Kong International Art Fair (Art HK) launched in May 2008. No sooner had Art HK been launched, but the world economy was hit by the global financial crisis. The art market was no exception. However, despite this crisis, Art HK brought in international galleries, recorded high sales, and increased its visitor numbers year by year. This confirmed to the international art world the marketability of Hong Kong, and in 2013, Art Basel, a prestigious art fair brand, launched its Hong Kong edition. This marked Hong Kong as the epicenter of the Asian art market. Hong Kong is where major auction houses, such as Christie’s and Sotheby’s, locate their Asian headquarters. The Hong Kong auction market has been heating up ever since the Asian auction houses, including Seoul Auction (Korea), Ravenel (Taiwan), and Est-Ouest (Japan), joined the market in 2008. With the arrival of China Guardian and Poly Auction from mainland China in 2012, more newsworthy stories of intensified competition and new auction records are popping up every season.

In Chapter II, the dynamic development of the gallery scene is introduced. Traditionally, galleries were located on Hollywood Road, although the contemporary art gallery is still a relatively new feature in Hong Kong. It is only since 2010 that international galleries from the UK, the USA, France, and Belgium have been opening their branches in Hong Kong. The big name galleries have expanded their footprint in the Central district, armed with abundant capital and keen business strategies. However, local galleries, which could not afford Central’s rising rents, made the bold decision to create a new art neighborhood in the industrial areas. Benefiting from moderate rents and spacious high-ceilinged spaces in a warehouse format, they are creating new gallery hot spots in areas such as Wong Chuk Hang, Aberdeen and Chai Wan. 

Chapter III talks about the non-profit sector that is struggling to keep up with the rapid growth of the art market. Beginning with the art museums, it looks at the alternative spaces which present experimental artists and exhibitions, artist villages that are home to local artists and non-profit art organizations that perform diverse activities according to their own missions. Contemporary art plays a key role in the cultural development promoted by the Hong Kong government. M+, a museum for visual culture expected to open in 2017, will become the center of the 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 In addition, revitalization projects aiming to transform heritage buildings into cultural complexes are in progress all over the city. Local artists and non-profit art organizations are putting their efforts into creating a balanced art ecology.

Hong Kong does not want to be seen merely as a “marketplace.” Rather, its ambition is to aim for the title of “art city”, together with New York, London, Paris and Berlin. Extending far beyond its traditional attractions of food and shopping, Hong Kong now welcomes visitors with its new delight, its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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